강간살인 핵심 증거를 경찰 서장이 폐기 방치했다. 불과 3주 전이다. 그런데 오늘, 국회는 검사가 그 경찰을 직접 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마저 박탈하는 법안을 본회의에 올렸다. 당신이 내일 성범죄·폭력 피해로 경찰에 신고해도, 경찰이 부실하게 수사해도, 이제 검사는 직접 나설 수 없다. "요청"만 할 수 있을 뿐이다.
2026년 7월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법안의 핵심은 단 하나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국민의힘은 처리 저지를 위해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하지만 현재 국회 의석 구조상 민주당은 종결 동의서를 이미 제출했고,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할 수 있다. 7월 31일 오후, 법안 처리는 사실상 기정사실이다.
"1차 수사기관의 수사 내용에 대한 검사의 실효적인 점검·보완·시정 기능이 사라진다면, 진실은 은폐되고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체계는 무너질 것이다. 그로 인한 피해는 누구보다 국가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께서 부담하게 될 것이다." — 검찰총장 직무대행 공식 입장 (2026.07.30)
이름만 들으면 '그냥 보완하는 권한 아닌가' 싶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긴 뒤, 검사가 경찰 수사의 허점을 발견했을 때 직접 피의자를 소환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며 증거를 새로 수집하는 권한이다. 이름은 '보완'이지만 사실상 재수사다.
법무부 장관조차 인정했다. 현재 경찰이 검찰에 넘긴 사건 중 45%에 검사가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법안이 통과되면 이 45%의 직접 개입이 사라진다. 검사는 경찰에 "이 부분 다시 수사해달라"는 요청(보완수사요구권)만 할 수 있다. 경찰이 그 요청을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할지는,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
출처: 법무부 공개자료, 파이낸셜뉴스 2026.07.13
2026년 7월, 광주광산경찰서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터졌다. 강간살인 혐의 사건에서 경찰 서장이 강간살인죄 적용을 막았고, 핵심 증거물 '리얼돌' 등을 압수하지 않아 피의자 부친이 이를 폐기할 수 있도록 사실상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특별수사팀이 "서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내부 진술을 확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있었다면? 검사가 직접 개입해 증거를 확보하고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미래에 이런 사건이 또 생겨도 검사는 "경찰에 다시 수사해달라"는 요청만 할 수 있다. 그 경찰이 이미 증거를 없앤 장본인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면 억울한 피의자,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성범죄 전담 검사 (뉴데일리 2026.07.07)
"피해자를 모이게 한 국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 범죄피해자단체 성토 (파이낸셜뉴스 2026.07.15)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한 수사구조 개편이 아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렇게 토로한다. "이른바 '조국 사태' 때부터 여권은 검찰 개혁 구호로 지지층을 끌어모았고, 선명성 경쟁을 벌이다 결국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게 됐다."
이재명 정부는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검찰개혁의 완성으로 규정한다. 검찰이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하면 권력 남용이 생긴다는 논리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반박한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구도에서 경찰의 부실·편파·은폐 수사를 통제할 실질적 수단이 없다면, 오히려 경찰 권력이 비대해지고 견제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 국가 | 검사 직접수사권 | 보완수사 기능 | 비고 |
|---|---|---|---|
| 🇩🇪 독일 | ✅ 유지 | ✅ 유지 | 검사가 경찰 수사 지휘·감독 |
| 🇫🇷 프랑스 | ✅ 유지 | ✅ 유지 | 예심판사 제도와 병행 |
| 🇯🇵 일본 | ✅ 유지 | ✅ 유지 | 검사 직접수사 전통 강함 |
| 🇺🇸 미국 | ✅ 유지 | ✅ 유지 | FBI·연방검찰 협력 수사 |
| 🇰🇷 한국 (폐지 후) | ❌ 폐지 | ❌ 폐지 | 경찰에 '요구'만 가능, 선진국 중 유례 없음 |
출처: 2026 검찰개혁 정리 (joongyonglaw.com), 법조계 분석
형사법 학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 형사법 학자들이 "경찰 수사 통제 필요성"을 이유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 의견을 공식 표명했다. 여성·피해자 단체들도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가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이미 제출한 만큼, 7월 31일 오후 법안은 처리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말이 현실이 될지, 민주당의 '개혁 완성' 주장이 실현될지는 앞으로 현장에서 판가름 난다. 그 판단의 대가는 피해자가 치른다.